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재정 부담 논란 속 정책 검토

임수진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1 10: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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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탈모 진료비 1.7배 증가
건강보험 적용, 재정 소요 추계 미비
의료계, 탈모약 급여화에 당혹스러움 표명
재정 안정성 고려한 신중한 정책 필요

남성 탈모 치료

국내 탈모 진료비가 최근 10년 사이 1.7배로 증가하면서 정부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탈모약에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재정 소요 추계가 이뤄지지 않아 정책 효과와 재정 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탈모 진료비는 2016년 268억 3000만 원에서 지난해 468억 5000만 원으로 74.6% 급증했다. 이 기간 동안 총진료비는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원형 탈모 등에 대해 건강보험 재정에서 직접 지출되는 공단 부담금은 같은 기간 173억 8000만 원에서 312억 2000만 원으로 79.6% 늘어 진료비 증가율을 웃돌았다.

 

진료 인원은 같은 기간 21만 2141명에서 23만 5216명으로 10.9% 증가했으나, 2022년부터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진료 인원이 감소하는 동안에도 진료비와 공단 부담금은 계속 증가했다. 전체 진료비나 공단 부담금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유전성 탈모마저 건강보험 적용 범위에 포함되면 재정 지출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달 11일 열린 정부 출범 1주년 정책간담회에서 "건강보험을 적용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재정이 들어갈까에 대한 실무 검토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강보험공단은 재정 소요 추정치 요청에 대해 "급여 대상, 범위, 기준 등 구체적인 방안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으로, 현시점의 재정 소요 추계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김미애 의원은 "급여화 대상조차 건강보험 통계로 잡히지 않아 공단마저 재정 소요를 추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적용 논의부터 앞세우는 것은 순서가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보험은 국민이 부담하는 사회보험인 만큼 재정 추계와 재원 마련 방안,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재정이) 얼마나 들지도 모르는 정책을 먼저 발표하고 나중에 비용을 따지는 방식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와 환자단체에서도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중증, 희귀질환 환자 치료제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은데, 왜 자꾸 탈모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건강보험 재정 상황을 우려하며 "새로운 건강보험 지출을 결정할 때 기회비용과 지속가능성을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의료개혁 1차·2차 실행방안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투자를 고려할 경우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은 2029년으로, 의료개혁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보다 2년 앞당겨진다. 보건의료노조는 "탈모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신규 이용과 장기 처방이 크게 늘 수 있다"고 예상했다.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은 재정 부담과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민의 건강과 재정 안정성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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