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연체채권 소멸시효 연장 관행에 제동

김백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2 08:53:5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조건부 대손인정제도 도입으로 금융사 관행 변화 예고
연체채권 소멸시효 완성 조건으로 대손인정 허용
채권 매각 시 소멸시효 승계 의무화, 일부 예외 허용
금융위, 장기 연체채무자 경제활동 복귀 기대

▲서울시내 식당가

 

금융당국은 개인 연체채권의 소멸시효를 반복 연장해 추심을 이어가는 금융사의 관행을 막기 위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금융당국은 12일 '조건부 대손인정제도' 도입을 위한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사는 회수 가능성이 낮은 연체채권을 추정손실로 분류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대손인정을 받았다. 이 경우 소멸시효 완성 전에도 법인세법상 손실로 인정받아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금융사는 대손인정 이후에도 지급명령을 통해 소멸시효를 반복적으로 연장하며 장기연체채권을 장기 보유하고 추심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조건부' 대손인정제도를 도입했다. 앞으로 금융사는 개인 연체채권의 대손인정을 신청할 때 소멸시효 완성 예정일에 해당 채권의 시효를 완성한다는 조건으로 대손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은행과 보험사는 5000만 원 이하, 저축은행과 여전사 등은 3000만 원 이하 연체채권에 적용된다.

 

개정안은 금융사가 조건부 대손인정 채권을 매각할 경우에도 소멸시효 완성 의무가 양수인에게 승계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채무자 은닉재산이 발견되는 등 일부 사유에 한해 예외적으로 소멸시효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대손세칙 개정안은 금융사의 올해 4분기 대손상각 신청부터 적용된다. 금융사는 매 분기 말 1개월 전까지 금융감독원장에게 대손인정을 신청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으로 장기 연체채무자가 끝없이 이어지는 채권 추심의 고통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복귀하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사의 연체채권 관리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는 채권 추심의 한계를 인식하고, 채무자와의 상생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는 금융사의 건전성 관리와 소액차주 보호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미디어시시비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주요기사

+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