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이란•이라크전 당시 중립 견지
I 인도와 이란 간 밀착에 화들짝
I 막후 실력자 아심 무니르 장군과 트럼프 간 친밀
[이미지=AI 생성]
미국과 이란 간의 1차 종전 협상은 실패로 끝났다. 당연하다. 전쟁 협상이 협상 몇 번 했다고 타결된 사례를 보지 못했다. 트럼프가 호르무즈 역봉쇄 카드로 이란을 압박하고 있고, 이란도 굴복하지 않겠다며 장기적 항전을 시사하고 있어, 현재로선 타결 여부가 안개 속이지만, 결국 합의점에 이르리라고 본다.
이 협상 과정에 중매쟁이로 등장한 나라가 파키스탄이다. 우리는, 파키스탄이 핵 보유국으로, 북한에 핵 기술을 전수해준 나라일 뿐 아니라, 툭하면 대형 홍수로 인해 국토 60%가 물에 잠겼다느니, 극단 테러 조직이 종종 이슬라마바드 등 주요 도시에 테러하는 그런 나라, 후진국 정도로 우습게 봐왔던 나라다. 그런 나라가 세계사와 국제정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대사변에 중매쟁이로 나섰다니,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몇 가지 논리와 사례를 살펴보니 이해가 되었다.
첫째, 파키스탄은 이란과 약 900km 정도 국경을 맞대고 있고, 발루치족이 사단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에게 이란은 수송회랑(transit corridor)이자, 에너지 공급자이다. 여기에다 양국을 불안하게 만드는 발루치족 500여만 명이 양국 국경을 넘다들며 살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 무장세력이 준동하고 있어, 양국의 이해 관계가 일치한다.
둘째, 1980년대 이란과 이라크전에서 파키스탄이 중립 입장을 유지한 덕분이다. 이 전쟁은 20세기 가장 파괴적인 전쟁으로 악명이 높았다. 당시 미국이 이라크를 지원하고, 아랍국가들이 후세인에게 재정지원을 하던 때여서, 미국이 파키스탄에게 이라크 편을 들도록 압력을 넣었지만, 파키스탄은 중립을 지켰다. 이란이 고마워한 것은 불문가지다.
셋째, 1979년 호메이니 혁명이다. 시아파가 최대 20%를 차지하는 파키스탄 입장에서는 시아파가 이란을 장악한 상황은 간담이 서늘해질 수 밖에 없었다. 버퍼존이 없는 데다(no buffer), 시아파를 잘못 다루면 파키스탄의 통치권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넷째, 인도와 이란과의 밀착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앙숙 관계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인도가 'Chabaahar port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파키스탄을 우회하여, 중앙아시아로 가는 무역 통로를 만들어, 이란과 유대를 강화한데 자극받았다.
다섯째, 하메네이 암살도 영향을 주었다.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부가 암살된 이후, 파키스탄에서는 시아파 신도 주도로 소요가 발생했으나, 파키스탄 정부는 냉철하게 중립적인 조치를 취했다. 시위대에게 자제를 요청하여 미국의 신뢰를 얻었다.
여섯째, 파키스탄 정부의 트럼프에 대한 우호적인 자세 표명이다. 2025년 1월 트럼프가 당선되자 마자 샤리프 총리가 워싱턴으로 달려가 트럼프에게 아부했다. 지역 안정 협의체인 'the Board of Peace'에 참여해 달라는 트럼프의 요청도 수용함으로써,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시그널을 주었다.
일곱째, 트럼프를 노벨상 후보로 추천한 것도 트럼프의 우호적인 인식을 갖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군부 실세인 아심 무니르(Asim Munir)와의 친밀한 관계다. 2025년 트럼프는 동명을 '위대한 전사'로 추켜세우고 '예외적인 인물'이라고까지 극찬하면서, 국빈으로 대접하며 두 사람 간의 우의를 다졌다.
이 같은 7가지 요인이 작동하여 파키스탄이 중매자로 역할하고 있는 가운데, 파키스탄은 잃을 게 없다. 자식이 결혼하여 손자나 손주가 집에 오면 할아버지들이 말하는 우스개가 있다. “손자들이 오면 좋고, 가면 더 좋다”고! 파키스탄에게 이런 비유가 톱니바퀴처럼 맞다. 파키스탄은 타결되면 좋고, 타결되지 않아도 손해가 없다. 국제적 지위가 높아지고, 평화 중재 자란 호의적인 이미지도 구축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의 균형 외교는 미중 대결이란 틈바구니 속에 끼여 있는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과 교훈을 준다. 호르무즈에 묶여 있는 선박 26척을 어떤 방식으로 나오게 하느냐를 보면, 우리 외교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교 안보팀의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 되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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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열린사이버대 이일환 교수 |
[출처: JFN(잡앤퓨처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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