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조원문, 113년 만에 그 실체 드러나다

안진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9 08: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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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이후 처음으로 발굴된 조원문의 흔적
조원문과 관련한 유구, 문헌과 사진 속 모습과 일치
덕수궁 삼문 체계 회복의 중요한 계기
2029년까지 조원문 복원·정비 작업 완료 예정

1904년 대화재 이전의 경운궁과 조원문

 

과거 경운궁의 중문으로 사용됐던 조원문의 흔적이 일제강점기 이후 처음으로 발굴됐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9일 덕수궁 조원문 권역을 조사한 결과, 1910년대 일제에 의해 훼철된 조원문의 건축적 실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원문은 1902년 중화전을 중층으로 건립할 당시 중화문과 함께 세워졌으며, 대안문-조원문-중화문으로 이어지는 삼문 체제를 완성했다. 1904년 대화재로 경운궁의 여러 전각이 불에 탔으나 조원문은 피해를 모면했으나, 1910년대를 지나며 사라졌다.

 

발굴 조사 후 확인된 조원문 위치와 궁장, 소방계, 이왕직사무소

 

이번 조사에서 궁능유적본부와 호서문화유산연구원은 조원문의 기단석과 모서리석 등 유구를 찾아냈다. 이는 과거 경운궁 중건 배치도와 1900년대 촬영된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조원문 배치와 일치한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조원문과 관련한 유구가 처음 확인된 것"이라며 "문헌과 사진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조원문의 건축적 실체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조원문이 있었던 자리 주변에서는 궁궐 담장의 기단과 소방계 건물 흔적도 발견됐다. 이는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 왕실의 사무를 맡아 보던 이왕직사무소 건물로 추정된다. 

 

덕수궁 중화전 및 중화문

 

궁능유적본부는 "근대기 덕수궁 공간 구조의 변화와 활용 양상을 파악할 의미 있는 학술적 성과"라며 "복원을 위한 결정적 단서를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덕수궁은 대한제국의 황궁으로서 전통 건축물과 서양식 건축물이 조화를 이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이번 발굴은 덕수궁의 삼문 체계를 회복하고 그 가치를 국민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궁능유적본부는 덕수궁 복원·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올해 조원문 권역 복원·정비를 위한 설계를 본격화하고, 2029년까지 복원·정비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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