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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생성 이미지 |
최초로 황하의 세력과 장강의 나라들이 맞붙은 성복의 전쟁에서 승리한 진문공은 제(齊), 진(秦), 송(宋) 등 우방에게 전리품을 나누어주고 각별하게 전송하였다. 바야흐로 세월은 진문공의 시대였다. 죽은 시체에서 귀를 잘라 천신과 토지신에게 바치고 장졸들을 전공에 따라서 포상했다. 적의 시체를 모아서 불태우고 거대한 무덤을 만드는 일을 경관(京觀, 전공을 기념하기 위하여 쌓은 무덤)이라 하는데, 이런 과시적 풍습은 고대로부터 있었다. 진문공은 이런 잔인한 행동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전장이 대강 정리되자 장수들을 불러 모았다.
“내일 해가 뜨면 회군한다. 방향을 정(鄭)나라 쪽으로 돌려라.”
심복 조쇠가 임금의 마음을 모를 리 없다.
“정(鄭)이라 하셨습니까? 돌아가는 길이라 멀기도 하거니와 험하기까지 합니다. 군사의 이동을 신속하게 합니까? 아니면 평소대로 움직입니까?”
“평소대로, 아니, 좀 더 느긋하게, 우리 군대의 진군을 떠들썩하게 하라. 정(鄭)이 어쩌는지 좀 봐야겠다.”
다들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지나간 시절 정나라는 공자 중이에게 모욕을 주었다. 과연 소문대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은혜는 은혜로 갚고, 원수는 원수로 갚는다. 위주가 내용을 아는 체 덧붙인다.
“신정성은 유랑 시절에 성문을 닫아걸고 우리를 들이지도 않은 과거가 있습니다. 이번에 남군으로 참전하여 혼쭐이 났으나 옛 빚을 받은 건 아닙니다. 소신에게 맡기십시오.”
“못난 사람!. 과인이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이러는 줄 아는가? 왕실을 받들고 천하 백성의 안위를 위함일세. 아예 유랑 시절이니, 옛 빚이니 하는 말은 입 밖에도 내놓지 마시게.”
진문공은 눈을 가늘게 뜨고 껄껄 웃었다. 편리하다면 이처럼 편리한 논리도 없으리라. 존왕양이의 명분을 내세워 본인의 원한부터 풀려고 하면서도 행동과 양심 사이에 괴리는 없었다. 적어도 그는 자신의 자부심으로 시대의 논리를 각색하고 있다. 그런 믿음이 있었기에, 위선이나 거짓도 없었다. 중신들은 새삼 군주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달처럼 무표정했다. 조쇠와 호언은 미소를 지었다. 어떤 의미에서 그들은 신하라기보다 진문공에게 매료된 신봉자들이다. 누군가의 꿈에 함께할 때 그 꿈은 더욱 커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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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완 (韓 莞) 작가 |
※저자 한완은 계명대학교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1974-1982 영천시 교육청에서, 1985-2014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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