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산다고
좋은 양말 한 번
제대로 못 신고
아버지는 늘 남루하셨을까 ...
[시]
양말
노수현
돌아가신 아버지 방
퀭하니 놓인 장롱 깊숙이
미처 신지 못한
고급 양말이 은박 포장지에
고급스럽게 쌓인 채
아직도 숨어있다
아마도 살아생전
생신 선물로 받은 게 분명하다
여느 아버지처럼
무척 아꼈을 테고
양말은 고스란히
아버지의 흔적으로 남았을 터다
얼마나 산다고
좋은 양말 한 번
제대로 못 신고
아버지는 늘 남루하셨을까
가을비 추적추적 내리는 월요일
아버지가 남긴 고급 포장지를
눈물지며 뜯는다
노수현
『문학의봄』 (시) 등단,
문학의봄작가회운영위원장,
시집<당산역 어느 술집에서>,
<산속 작은 섬>,
<운길산역에서>,
<그래도 때때로 기분 좋은 날>
유성자
수필가, 시 낭송가,
계간 『문학의봄』 신인상,
문학의봄작가회 작가상,
추보문학상,
수필집 공저 <아니, 그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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