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산책] 김성녀 모노드라마 '벽속의 요정'

임수진 기자 / 기사승인 : 2019-12-16 13: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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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연말, 차가운 마음에 불을 지펴줄 특별한 뮤지컬

 

배우 김성녀씨가 1인32역을 소화해 내고 있는 모노드라마 '벽속의 요정'이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그녀는 5년을 더하면 20년이 된다며, 그때까지는 할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던졌다. 관객들은 이구동성으로 “할 수 있어요.”로 화답했다. 배우의 열정으로 봤을 때 5년이 아니라 10년도 거뜬할 것 같다. 무대에서 20년 30년 더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게 관객들의 바람이다.


 이 작품은 공연전문가들이 죽기 전에 꼭 봐야할 공연 베스트 10에 선정할 만큼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05년 예술계 최고의 영예상인 올해의 예술상과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평론가협회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2006년 월간 '한국연극'선정 올해의 공연베스트 7에 뽑히기도 했다.

 
작품의 원작은 스페인 내전 당시 실제로 40년간 벽장에 숨어 살아야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 실화를 소재로, 후쿠다 요시요키씨가 쓴 희곡을 우리나라 역사로 가져와 각색한 작품이다. 김성녀 씨는 우리나라도 한국전쟁을 겪었다. 굳이 배경을 스페인으로 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작품의 모티브를 일제 강점기와 민족분단의 아픔을 겪은 우리 민족으로 했다고 전했다.

 
40년을 좁은 벽장 속에서 숨어 살아야 했던 남자. 최악의 환경에서도 아버지와 남편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아버지. 그를 지키며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하다며 긴 세월 모진 풍파를 이겨낸 아내와 딸의 사랑 이야기가 견고한 가족애를 느끼게 한다.   


연극과 뮤지컬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고가는 차별화된 양식에 관객과 호흡할 줄 아는 노련한 배우의 재치와 열정적인 연기에 눈과 귀를 열어두다 보면 두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른다.

 
뮤지컬 '벽속의 요정'은 대구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1일에 막을 올려 29일(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1566-7897(고도예술기획)
평일 오후 7시45분 / 토, 일요일 오후 3시 *매주 월요일 공연 쉼
(12월25일 오후 2시, 6시 /28일 오후 3시, 7시)

 

[미디어시시비비 = 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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