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떠나서도
어쩌다 찾아와 가슴 밑바닥에 똬리를 틀기도 한다

[시]
나를 깨우는 소리
박명화
사람의 간격에는 척도를 들이댈 수 없다
깊이와 넓이를 무엇으로 잴 수는 있어도
내 안에 머물렀던 시들은
먼 길 떠나서도
어쩌다 찾아와 가슴 밑바닥에 똬리를 틀기도 한다
그것들을 보면
잊었노라 버렸노라 외면을 해봐도
무시로 나를 채근(採根)한다
내가 나를 모른다
아니, 뭐
멍청하려고 그러려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한 평 남짓의 빈 하늘이 웃는다
내 가슴 곳간은 아직도 남아있을까?
머쓱해진 나는
먼 곳의 그녀가 보내온 꽃 사진을 본다
어느 한 곳의 꿈틀거림이 일렁인다
-----------------------------------------------
시인은 무던하다.
한때 자신을 자조(自嘲)하며 버렸던 시들을 다시 바라본다.
잊고자 해도 잊히는 것이 아니라
불쑥불쑥 찾아오는 감성이 자신을 놓아주지 않음을 인식하고 있다.
2연의 3행 ‘하늘을 올려다보면 한 평 남짓의 빈 하늘이 웃는다’
3연의 2행 ‘먼 곳의 그녀가 보내온 꽃 사진을 본다’ 문장을 통해
감각이 작용하도록 순응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필자도 시인의 한 사람으로 응원을 하며
시인이 다시 설 수 있기를 빌어본다. <영>
[저작권자ⓒ 미디어시시비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새 책] 『2026 세계대전망』 -이코노미스트](/news/data/20251215/p1065538961079813_776_h2.jpg)
![[Issue Hot]이석연, 與에 "당리당략에 국민 실망…법왜곡죄 재고해야" 쓴소리](/news/data/20251211/p1065596690416813_787_h2.png)
![[속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전재수 사의, 부산시장 선거판도 '요동'](/news/data/20251211/p1065570127761735_198_h2.png)
![[국방] K-방산 또 '쾌거'...K2 '흑표' 등 페루 2조원대 수출](/news/data/20251210/p1065569486378030_820_h2.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