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봄TV-시 낭송] 양말-노수현

안재휘 기자 / 기사승인 : 2022-03-26 17: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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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봄 시 낭송 퍼레이드 001)-시 노수현/낭송 유성자

...얼마나 산다고
좋은 양말 한 번
제대로 못 신고
아버지는 늘 남루하셨을까 ...

 

[]

 

양말

 

 

노수현

 

돌아가신 아버지 방

퀭하니 놓인 장롱 깊숙이

미처 신지 못한

고급 양말이 은박 포장지에

고급스럽게 쌓인 채

아직도 숨어있다

 

아마도 살아생전

생신 선물로 받은 게 분명하다

 

여느 아버지처럼

무척 아꼈을 테고

양말은 고스란히

아버지의 흔적으로 남았을 터다

 

얼마나 산다고

좋은 양말 한 번

제대로 못 신고

아버지는 늘 남루하셨을까

 

가을비 추적추적 내리는 월요일

아버지가 남긴 고급 포장지를

눈물지며 뜯는다

 

 

노수현

문학의봄() 등단,

문학의봄작가회운영위원장,

시집<당산역 어느 술집에서>,

<산속 작은 섬>,

<운길산역에서>,

<그래도 때때로 기분 좋은 날>

 

유성자

수필가, 시 낭송가,

계간 문학의봄신인상,

문학의봄작가회 작가상,

추보문학상,

수필집 공저 <아니, 그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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