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방폭포가 아닌 천지연폭포로 밝혀진 사진
울릉도 도동 지역의 생태환경 변화 확인
서울이 아닌 개성의 관음사, 윌슨의 경로 재구성
국립수목원이 광복 80년을 맞아 진행한 사진 공모 캠페인을 통해 100년 전 한반도 식물채집 기록의 수수께끼가 풀렸다.
이번 캠페인은 1917~1918년 미국 식물학자 어니스트 헨리 윌슨이 한반도 전역에서 식물채집을 하며 남긴 사진과 기록을 바탕으로, 일반 국민이 같은 장소의 사진을 재촬영해 공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역사적 퍼즐을 푸는 성과를 거뒀다.
국립수목원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수집된 사진들이 뜻밖의 중요한 사실들을 밝혀냈다고 8일 밝혔다. ▲제주도에서 촬영되어 정방폭포로 기록된 사진 속 장소가 실제로는 천지연폭포로 확인됐으며▲울릉도 도동 지역의 107년 전 사진과 현재 사진을 비교한 결과, 현저한 생태환경 변화가 관찰됐다. 또한 당시 촬영된 한 사찰에 대한 기록은 지명의 일본어 발음을 그대로 표기한 것을 해석하는 중에 ▲‘서울 성북구 관음사’로 기록됐는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서울이 아닌 북한 개성의 관음사였음이 밝혀졌다. 이는 당시 윌슨의 식물 채집 경로를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됐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사진 공모전을 넘어, 국민의 눈으로 잃어버린 식물학적 단서를 되찾은 공동 탐사의 여정이었다”며 “한 장의 사진이 100년 전 생태의 흔적을 다시 조명하고, 식물채집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국립수목원은 앞으로도 일제강점기 식물채집의 흔적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그 가치를 국민과 함께 공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사진 공모전을 넘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국립수목원은 앞으로도 일제강점기 식물채집의 흔적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그 가치를 국민과 함께 공유할 계획이다. 이는 과거의 생태적 변화를 이해하고 미래의 환경 보전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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