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이 '임나일본부說'에 동조하는 가야 특별전을 전시해 국민적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미 30여년전에 한국에 체류하면서 '임나일본부설' 이 거짓이라며 일본식민사관을 정면으로 비판했던 미국의 한 여성 사학자가 재조명되고 있다.
1910년생으로 미국의 고대사 연구사학자인 존 카터 코벨 여사는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고고학과 일본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은뒤 일본에서 불교예술연구를 하다가 1959년부터 1978년까지 하와이대학 등에서 동양미술사를 가르쳤다.
그러던중 일본 고대문화가 한반도에서 건너간 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 코벨 박사는 1978년 하와이대학 정년 퇴직후부터 약 10년 동안을 한국에 체류하면서 한국 고대사 연구에 전념해 약 1천여편의 한국관련 저술과 칼럼 등을 남기고 1996년 미국에서 작고했다.
특히, "오늘날의 역사가들은 수준높은 예술작품을 남겨준 한국인들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설파한 그녀는 <한국문화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저서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잃어버린 역사인 가야가 한국의 교과서에 취급되지 않는 이유는 일본이 과거 한때 가야를 지배했다는 황당한 일본 역사 기록때문이며, 이 주장은 진실을 180도 뒤집어 놓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코벨박사는 "일본 '고사기'의 건국신화에서 신무천황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신공황후는 부여 기마민족 출신의 가야계 여성으로 일본열도와 신라를 지배했다"는 주장을 미국 현지 신문 기고 등을 통해 활발히 제기해 일본은 물론 국내 사학자들의 큰 반발을 샀었다.
아울러 그녀는 1982년 일본 교과서 파동 당시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체주의 회귀를 지향하는 왜곡된 역사 교과서를 배운 일본 청소년들이 앞으로 어른이 되는 시점에 본격적으로 우경화돼 한국과 중국을 적대시함으로써 향후 아시아지역내 전쟁 발발의 징후를 낳고 있다"며 작금의 아베정권으로 인해 야기되고 있는 첨예한 한일간 역사전쟁을 38년 전에 이미 예견하기도했다.
미국인이면서 일본문화를 너무도 좋아했지만 본질적으로 솔직하지 못한 일본인들의 민족성에 실망하고 마침내는 한국을 선택한 코벨박사.
역사왜곡 사실을 끝까지 외면하려는 일본 궁내청에 당당히 맞서 황실고분 발굴 등을 통해 진실규명을 끈질기게 요구했던 코벨 박사.
낯선 타향땅에서 무심한 한국인보다 더 '잃어버린 왕국' 가야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려 노력했지만 끝내 조선총독부 역사관을 추종하는 한국 식민사학계의 온갖 냉대와 정치인들의 외면속에 참담한 노후를 맞이해야했던 코벨 박사.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했기에 가야사가 반드시 복원되는 것을 보고서야 죽고자했던 그녀는 지금 비록 한국의 한 사찰에 쓸쓸히 안치된채 한국인들의 무관심과 무신경속에 이름조차 금기시되는 존재로 조용히 잊혀져 가고있음이 그저 안타가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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