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탄핵 이후 경제는?

이성관 / 기사승인 : 2017-03-11 16: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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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제신문 이성관 기자] 지난 10일,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촛불시위'로 상징되는 민주시민의 승리라고 평가하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역사를 살펴보면, 시민의 승리가 곧 사회변혁으로 이어진 예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시민들의 혁명이 성공한 대표적 예는 1대 대통령인 이승만의 하야를 이끌어낸 '4.19혁명'과 1986년 6월 민주화 항쟁이 있다.



하지만 '4.19혁명' 결실은 5.16쿠데타로 사라졌고, 6월 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이 된 것은 항쟁의 대상이었던 전두환과 한 몸처럼 움직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혁명을 이끌었던 시민들은 좌절했고, 기득권은 표정만 바꾼 후 다시 시민들 위에 섰다.



앞서 언급한 시민들의 궐기가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합리적이지 않은 일을 노골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사회적 상식을 마련했다는 결실을 얻었다.



▲ 촛불의 담긴 희망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결정 이후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까?



이번 탄핵 심판에서 주된 탄핵사유로 밝힌 것은 공직자의 사적 재산추구를 목적으로 국가권력을 이용한 부분이다. 이것은 도덕성 문제와 함께 청렴의 문제, 그리고 사익추구를 주된 죄상으로 본 결과이다. 경제 합리성을 위배한 것에 근거를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의 제정으로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제문화를 이루려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우리 사회가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 할 수 있다.



탄핵 인용 직후 코스피는 2100선을 넘었고, 외국인 투자는 증가했다. 또한 기획재정부의 최상목 1차관은 오늘 열린 기자회견에서 탄핵선고 이후 경제적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향후 경제상황은 더 지켜봐야 하는 일이지만, 일부 보수층에서 우려 했던 급격한 경제 불안정성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촛불국면에서 기수가 된 세월호

그러나 심각하게 늘어난 가계부채, 그에 따라 마비된 국내소비, 이 때문에 줄어든 기업매출과 그에 따라서 줄어든 일자리까지 수년간 쌓여온 경제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탄핵 이후 넘어야할 고난이 될 것이라는 예측은 그 근거가 충분하다. 하지만 그 고통은 환골탈태하는 대한민국이 겪어야 할 성장통이 아닐까?



현재 경제상황이 암울하게 느껴지는 것은 대통령 탄핵이 가져온 혼란 때문이 아니라 그간 쌓여온 경제적 피로도 때문이다. 그 피로도는 탄핵 이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최고 권력자의 탄핵을 이끌어 낸 촛불의 힘과 그간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이 합리적인 경제체제 마련의 시금석이 되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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