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도 뒤늦게 ‘5극 3특' 메가시티론 내놓고 응전
지방 정부들 ‘충청·호남·PK·TK 통합론’ 등 내걸고 참전 태세
‘메가시티 서울’부터 착수하되, 지방도 큰 그림 시작해야
규모 확대의 이점 추구하는 세계적 추세 무시하지 말길
중·장기적 과제로 놓고 전 국토 대상 초당적 연구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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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김포시 서울 편입’ 당론 채택이 촉발한 ‘메가시티 서울’론이 정가의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
국민의힘의 ‘김포시 서울 편입’ 당론 채택이 촉발한 ‘메가시티 서울’론이 정가의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내놓은 ‘김포시 서울 편입’ 아이디어는 삽시간에 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6일 김포의 서울시 편입 등 ‘메가시티 서울’ 추진을 논의할 당 기구 명칭을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로 확정하고, 위원장 1명과 부위원장과 위원 15명 등 총 16명의 인선을 완료했다.
특위 위원장에 임명된 5선 조경태 의원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청에서 열린 특위 1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본은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3축 메가시티를 통해 초강력 도시의 성공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데, 최근 AT커니 국제도시 지표에서 도쿄가 4위인 반면 서울은 14위로 밀려 있다"며 "뉴시티 프로젝트는 서울을 세계 5대 국제도시로 키워내고 지방도시가 더 건강하게 자족도시가 되도록 하는 야심 찬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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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5선 조경태 의원 |
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유정복 인천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등 일부 당 소속 지역 단체장들에게서도 ‘메가 서울’론에 대한 비판이 나온 데 대해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줄이고 국가 균형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뉴시티 프로젝트는 이미 20년 전부터 선진국이 시행하고 있다"며 "다른 광역단체장들은 편협한 사고, 지역이기주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특위 1차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올해 연말 전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1~2개는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12월까지 특별법이든 일반법이든 (낼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특위에서 비(非)수도권 주민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지역 거점 메가시티도 검토키로 했다. 서울 외엔 부산, 광주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비수도권에서도 주민의 뜻을 모아 지역별 거점 역할을 하는 메가시티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하면 주민 뜻을 존중해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직전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의장을 역임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자신의 지론이기도 한 ‘충청·호남·PK·TK 통합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수도권 빨대 현상 타파와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지방 도시를 더 확장해서 원심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역사성, 정체성이 같은 충청·호남·PK·TK 통합을 ‘메가시티 서울’과 함께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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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지난 대선에서 제시했던 ‘5극3특’ 초광역 메가시티 비전을 다시 꺼내 들었다 /연합 |
국민의힘의 ‘메가시티 서울’ 드라이브에 속절없이 끌려가는 듯하던 민주당도 대안을 제시하며 드디어 적극 대응에 나섰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김포시의 서울 편입 이른바 ‘메가 서울’ 대응책으로 지난 대선에서 제시했던 ‘5극3특’ 초광역 메가시티 비전을 다시 꺼내 들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5극3특은 대한민국을 5극3특 체제로 재구축해서 초광역 메가시티로 발전시키겠다는 민주당의 미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5극은 수도권,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을 3특은 강원, 전북, 제주특별자치도를 일컫는다.
여야 정치권은 이 문제를 정쟁의 소재로 삼아 비난전만을 탐닉할 때가 아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행정구역 체제의 온갖 부작용을 차단하고, 덮쳐 오는 지방소멸의 재앙을 막아내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중·장기적 과제로 놓고 초당적으로 긴밀히 모색하는 게 온당한 태도일 것이다. '메가 서울'부터 시작하되 '지방 메가시티'도 큰 그림을 놓고 함께 시작하는 게 옳다. 국민의 눈과 귀는 지금 과연 어느 정당이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진정성을 제대로 품고 있는지를 낱낱이 살피고 있다.
[News Back up] 메가시티(Mega city)란?
메가시티는 생활과 경제 등 기능적으로 연결된 인구 1000만명 이상이 생활하는 거대 도시권을 의미한다. 영국 수도 런던은 행정구역상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으로 불리며 면적이 1572㎢로 서울보다 두 배 반이나 더 넓다. 1965년 런던 대확장을 통해 런던 카운티와 주변 지역을 합쳐 현재의 광역권이 형성됐다. 영국은 물론 유럽 전체 대도시권 중 가장 큰 권역으로, 2021년 중반 기준 인구는 약 880만 명 정도다.
아시아에선 일본 도쿄가 대표 메가시티다. 1943년 현재의 도쿄도 행정구역이 완성됐는데, 23개 특별구를 중심으로 서쪽 타마지역과 남쪽 도서부로 구성된다. 서울시와 비교되는 도쿄 23개 특별 구는 면적과 인구 면에서 서울시와 거의 흡사하다. 그러나 범위를 도쿄도로 확대하면 면적은 약 2190㎢이며 인구는 1400만명을 넘는다. 일본의 광역 행정구역 단위는 도·도·부·현(都道府県) 4가지가 있는데 도쿄만 유일하게 도(都)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21세기 세계화와 지방화가 본격화함에 따라 도시와 지역의 역할이 증대되면서 메가시티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고 본다. 경쟁력 있는 거대도시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수많은 일자리와 서비스를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 각국이 메가시티 구상에 힘을 기울이는 이유다.
예컨대 프랑스 수도 파리의 경우 2010년부터 ‘그랑 파리(Grand Paris)’ 프로젝트를 통해 파리와 근교 지역 전체를 연계하는 데 중점을 뒀다. 파리 면적이 서울의 6분의 1에 그칠 정도로 좁은 데다 교외와 분리되며 인종 갈등까지 심화하자 추진된 프로젝트다. 그랑 파리는 기존 대중교통 노선을 확장하고, 새 노선을 만들어 확장된 경제·문화 중심의 미래 도시를 만든다는 구상을 담았다. 2016년엔 파리와 인접 지자체를 묶어 ‘그랑 파리 메트로폴’도 출범했다. 메트로폴은 행정적 경계를 넘어 기능 중심으로 구성되는 도시 공동체다. 그랑 파리 메트로폴 인구는 700만명을 넘으며 면적은 파리의 8배에 달한다.
글로벌 도시 경쟁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엇보다 경제 역량이다. 전문가들은 도시가 커질수록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 성장과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메가시티의 궁극적 성공 여부는 단순한 몸집 불리기보단 효과적인 거버넌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도시계획, 도시 간 강점의 조화로운 통합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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