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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1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수펙스(SUPEX)센터에서 열린 '반도체산업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동 제안을 거절했다. 이 대표의 전화와 문자에 일절 응답을 하지 않던 한 대행은 국무총리실 공보실의 언론 공지를 통해 통상전쟁 대응, 이재민 대책 등 최우선 국정 현안 처리를 이유로 퇴짜를 놓은 셈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제안한 회동을 두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가 경제 및 민생과 직결되는 현안에 우선 대응한 뒤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여러 차례 회동 제안에 한 권한대행의 응답이 없다”고 공개하자 나온 반응이다.
국무총리실 공보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내어 “현재 한 권한대행은 임박한 관세 부과 등 통상전쟁 대응, 다수의 고령 어르신이 포함된 이재민 지원 대책 지휘를 국정 최우선에 놓고 있다”며 “야당 관계자들의 면담 요청 등에 대해서는, 국가 경제 및 민생과 직결되는 위 현안에 우선 대응한 뒤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공지는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이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 대표가 오늘 한 권한대행에게 오전부터 여러 차례 회동을 제안했지만 지금까지 답이 없다”며 “한 나라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의 간절한 전화와 문자에 답이 없다는 게 상식적이냐”고 비판한 뒤 나왔다. 만나자는 이 대표에게 직접 응답하는 형식이 아니라, 언론을 통해 ‘지금은 만날 수 없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이날 오전부터 한 권한대행에게 회동을 제안하기 위해 두 차례 전화를 하고 문자도 한 차례 보냈고, 참모들에게도 연락을 취했지만 반응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회동 제안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은 1일까지 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며 재탄핵을 시사한 바 있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24일 직무 복귀 뒤 이날까지 마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에 마 후보자를 임명해서는 안 된다고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한 권한대행의 행보는 사실상 임명 거부 의사가 담긴 ‘의도된 침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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