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낙연 겨냥 "방울 달린 남자가 추미애보다 못해"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 “괴물이 정치하고 있지 않으냐”
“망녕 난 게 아니고서야 어찌” 비판 여론이 들끓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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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신부 |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창립을 주도한 함세웅 신부가
성직자의 말이라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막말을 쏟아내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누구보다도 용기 있는 활동을 보여줬던 함 신부의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험구에 대해 세상이 놀라고 있다.
“망녕이 난 게 아니고서야 어찌 그럴 수 있느냐”는 놀라운 반응이
잇따르는 중이다. 우리 정치가 아무리 깊은 반목과 질시 속에 빠져 있더라도
성직자들마저 편벽된 가치관으로 막말 행진에 동참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세상이 어쩌자고 이렇게 난장판으로 돌아가는가.]
함세웅 신부는 30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북 콘서트에 참석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겨냥하며 "'방울' 달린 남자들이 여성 하나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이 2020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정면으로 부딪며 맞서 싸울 때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총리는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것이다.
함 신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추 전 장관의 '장하리' 출판기념회에서 추 전 장관을 '추다르크'라고 추어올리며 "제가 많은 정치 하시는 분들을 만났는데 거친 표현을 하면 남자들, 이 방울 있지 않나. 근데 방울 달린 남자들이 여성 하나보다 못하다"고 했다.
책은 추 전 장관이 법무장관 취임 때부터 사퇴할 때까지 벌어졌던 소위 '추·윤(秋尹) 갈등' 사태를 담은 자전적 소설이다.
함 신부는 "그 당시에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총리, 비서관, 장관들 다 남자들"이라며 "그 여성의 결기, 결단을 수렴하지 못한 게 지금 이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을 가져오지 않았느냐. 이건 우리 모두가 속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속죄해야 한다”며 “그걸 포착하지 못한 결과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냐. 괴물이 정치하고 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함 신부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 선언한 야권 원로다.
(윤 대통령을 향한 함 신부의 ‘과물’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10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6월민주항쟁 36주년 시민기념식 및 음악회' 기념사에서 그는 "우리가 괴물을 뽑아놨으니 우리 책임 아닙니까"라고 묻고는 "이제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고백할 때"라고 밝혔다.)
함 신부는 "삼성에 대해 일을 좀 했었기 때문에 조금 기대는 있었는데 김의겸 의원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게 전부 다 위장이었다"며 "검찰총장 할 때 자기 밑에 있던 검사가 청와대에 와 있었는데 보고를 들으면서 청와대를 한 눈으로 다 보면서 위장을 한 거다. 추미애 대표만 위장에 속아 넘어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함 신부를 비롯해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 김용민 의원, 황운하 의원 등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황운하 의원은 "장관님에게 아득바득 대드는 윤석열(대통령)을 당시에 정리했어야 하는데 아쉽다"며 "그 부분만 정리되면 멋지게 시대적 과제이자 소명인 검찰개혁을 한 장관으로 역사에 길이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민 의원은 "이 책을 소설로 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우리가 현직 대통령은 함부로 욕하기 어렵지 않느냐. 그런데 (소설 주인공) 용건석은 '이 나쁜 XX' 마음껏 욕해도 된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이번 소설에서 자신을 '장하리', 윤 대통령을 '용건석'이란 가명을 사용해 지칭했다.
국민의힘 김온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함세웅 신부의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성 혐오적’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김온수 부대변인은 “함세웅 신부의 성적 혐오와 비하 가득한 저급한 막말은 놀라움을 넘어 그 심각함이 경악할 수준”이라며 “함 신부의 이 같은 막말은 추 전 장관을 추켜세우려는 비유라지만, 왜곡된 성인식 속에 이미 여성 비하가 내포되었을 뿐만 아니라, 경박한 표현 그 자체만으로 성직자의 품격마저 추락시키고 있다”고 했다.
김 부대변인은 “게다가 함 신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 괴물이 지금 정치를 하고 있지 않느냐’는 막말도 퍼부었다. 이 역시 인격 모욕적이며, 성직자의 발언으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민주당은 당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연이은 막말 퍼레이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시라”고 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함 신부가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에 대해 찌질하다고 평가한 것은 동의하지만, 추 전 장관을 치켜세우려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여자가 능력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차별 발언"이라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임 의원은 특히 함 신부가 이전부터 정치 발언을 해왔던 점을 겨냥해 "차라리 신부복을 벗고 정치하든지 이상한 말씀은 그만하시라"며 "국민을 향해 주동자가 돼 충동질하고 선동질하는 것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형적인 남성 우월주의에 절어 있는 함 신부님은 여성들에게 사과하시라”며 “이거야말로 여성비하 발언, 추미애 전 장관에 대한 모욕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사고방식, 최강욱의 암컷 발언 못지않은 여성 멸시 발언”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종교인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같은 남자로서 부끄럽다”며 “어느 시대에 사시는 분인가. 세계의 모든 여성들에게 사과하시라”고 했다.
범 야권인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도 야권 원로 격인 함세웅 신부의 막말이 논란을 빚고 있는데 대해 "종교인이자 원로로서 할 말"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서 "누구의 편을 드는가를 떠나 과연 저런 잣대나 표현이 종교인이자 원로로서 하실 말씀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독재와 싸워 민주화를 이룬 역사적인 공로와 역할을 깊이 존중하고, 한 사회에서 존경받는 원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그러나 편협한 진영의 잣대를 정치에 드리우고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까지 민주화 원로의 역할을 내세우거나 특별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전혀 동의가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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