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Hot] 이낙연 탈당 “민주당은 1인 방탄당 변질”

김현기 기자 / 기사승인 : 2024-01-11 19: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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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독점 정치구조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
“DJ·盧정신 사라지고 폭력 저급 언동 횡행”사죄
“‘원칙과상식'측과 협력”…이준석 등엔 “DJP 연합보다 훨씬 가까워”
민주, ’탈당‘ 이낙연에 비난 세례…“DJ·盧 욕되게 하지 말라”
정계 은퇴·대권 포기 요구도…의원 129명은 李 탈당 전 만류 성명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민주당 탈당과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민주당 탈당과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 소속으로 5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해 정치적 상징성이 큰 이 전 대표의 탈당이 야권 분열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회견에서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겠다""'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나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수박'으로 모멸 받고 공격받았다"며 탈당의 당위성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을 거의 완성했고, 민주당은 스스로의 사법 리스크로 '검찰폭주'를 제어하지 못한다""여야는 '검찰독재''방탄'의 수렁에서 헤매는 적대적 공생관계로 국가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능하고 부패한 거대 양당이 진영의 사활을 걸고, 극한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 독점 정치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탈당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4월 총선이 그 출발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탈당을 선언한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이었던 '원칙과 상식'과 힘을 합치겠다며 청년과 전문직의 참여를 당부하기도 했다.

 

회견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신정현 전 경기도의회 의원, 천병준 부산 동래구의회 의원 등 청년 정치인과 이종호 사회복지사가 동석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나선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 연대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이 전 대표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협력할 용의가 있고, 협력해야 한다"며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이 위원장 외에도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 등 '3지대 빅텐트론'의 파트너로 거론되는 정치인과 가치 지향이 달라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공통점을 찾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1997년 대선 당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보다 훨씬 더 거리가 가깝다""김 전 대통령은 보수 지도자와 연립정부를 꾸렸는데, 제가 제3지대에서 만날 사람은 김 전 대통령이 만난 그분들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다"라고도 했다.

 

▲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반응

 

한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탈당을 놓고 당내에선 계파를 막론하고 일제히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당에서만 5선 의원을 지내고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당 대표까지 거친 그가 총선 목전에 분열을 야기했다는 점, 탈당의 변에서 '당에 김대중(DJ)·노무현 정신이 사라졌다'고 언급한 점에 비판이 집중됐다.

 

친명계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 자체가 국민을 배신하는 일"이라며 "지금 행보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길과 정반대의 길이라는 걸 국민들도 알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노(친노무현) 적자로 불린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분열이 아닌 통합을 위해 헌신했다. 두 분의 정신과 민주당의 역사를 욕되게 하지 말라""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한 법"이라고 꼬집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도 "김대중 정신이 실종됐다는 이낙연 대표님, 정작 김대중 정신을 저버린 분은 본인"이라고 지적했다.

 

윤재관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은 "이 전 대표가 누려온 영광은 당과 당원들의 피와 땀이 있어 가능했다""당과 당원을 배신한 분열의 길은 염치없는 일의 극치로, 앞으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을 말하지 말라"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20211월 박근혜 사면론으로 정치적 폭망의 길로 들어섰고 20241월 탈당으로 정치적 죽음의 길로 들어섰다""'낙석연대'를 경유해 국민의힘 쪽 대선 후보가 되는 게 꿈일까"라고 비꼬았다.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의 탈당 선언문은 노욕을 포장하는 말의 성찬이다. 대권 포기 선언부터 하시라"라고 썼고, 윤준병 의원은 "이낙연의 '2안철수'의 길 축하"라고 적었다.

 

그간 당내에서 이 전 대표의 '우군'으로 여겨졌던 이낙연계와 비명(비이재명)계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 전 대표의 지역구를 이어받은 친이낙연계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분열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 전 대표의 탈당과 분열에 반대한다"고 했다.

 

비명계 최종윤 의원은 "당 대표와 문재인 정부 총리까지 지낸 분이 어찌 그런 선택을 하나"라며 "분열의 길을 멈추고 탈당을 재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의 탈당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민주당 의원 129명은 공동성명에서 이 전 대표의 탈당을 공개적으로 만류하기도 했다.

 

강득구·강민정·강준현·신정훈 의원이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대표로 발표한 성명은 "명분 없는 창당으로 민주당을 분열의 길로 이끌어선 안 된다"면서 "민주당의 분열은 윤석열 정권을 도와줄 뿐"이라고 했다.

 

강득구 의원은 성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을 폄훼하면서 떠나는 것은 누구도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하자

민주당 광주·전남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일동이 

이날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하고 있다

 

당 전체 의원(167)79.6%가 참여한 성명에는 비명계 강병원 송갑석 최종윤 의원, 이낙연계 박정 이개호 이병훈 전혜숙 정태호 의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낙연계 양기대 의원은 별도 입장문을 내어 "그동안 이 전 대표와의 인간적 도리 때문에 공개 비판하지 않고 다양한 경로로 탈당과 신당 창당을 만류해 왔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재고해달라"고 했다.

 

당 지도부도 만류 메시지를 발신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당 총선기획단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 진영의 총선 승리를 위해 신당 창당을 중지하고 민주당에서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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