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Hot] 김진표 회고록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음모론' 발언" 주장 일파만파

안재휘 기자 / 기사승인 : 2024-06-28 16: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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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를)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회고록서 주장
-대통령실 “국회의장 지낸 분이 대통령 독대 얘기 왜곡” 정면 반박
-與 “김진표, 스스로 명예 훼손…왜곡 발언 취소·사과해야”
-野 “사실이면 충격…尹, 지금도 극우 유튜브 보나?”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31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 의장단,

여야대표, 5부요인과의 사전 환담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지난 2022년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27일 공개된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에 담겼다.

 

김 전 의장은 그해 125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과 독대했다고 한다.

 

김 전 의장은 야당이 참사 대응의 주무 부처 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상황에서 이 장관이 물러나지 않으면 2023년도 예산안 처리에도 영향을 줘 헌정사상 첫 준예산이 편성되는 상황까지 올 것을 우려했다.

 

김 전 의장은 책에서 "재난안전관리기본법에는 국가와 지방단체가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지고 사고 예방 노력을 하게 돼 있다""대통령에게 '이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게 옳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여야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장관 본인 앞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이 '그 말이 다 맞으나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장은 "그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그럴 경우 이 장관을 물러나게 하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는 얘기를 이어갔다"고 했다.

 

김 전 의장은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윤 대통령 의구심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상당히 위험한 반응이었다""나는 '그런 방송은 보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꾹 참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이 장관은 유임됐지만, 우여곡절 끝에 예산안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겨우 통과됐다""이 일은 내가 윤석열 정부의 앞날을 가늠하게 된 첫 지표가 됐다"라고도 적었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명의 공지를 내고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은 당시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은 사고 당시 119 신고 내용까지 다 공개하도록 지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대통령이 그런 말 했을 거라 전혀 믿지 않아"

김재섭 "대통령실, '조작설 전혀 사실 아니다' 입장 밝혀야"

 

국민의힘은 28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데 대해 "왜곡된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장이 스스로 본인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대통령과의 대화를 왜곡해 주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냐"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사회적 재난이나 참사가 있을 때마다, 민주당은 항상 그 재난을 정쟁화하는 모습을 반복해왔다""민주당 출신으로 의장을 지낸 분이 그런 말씀을 하니 너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김 전 의장 회고록 논란에 법적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당권주자인 한동훈 대표 후보는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대통령이) 그런 취지의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낸 걸 봤다""그 말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같은 말 같지 않은 것도 당력을 총동원해 정치 공세를 하는 정당"이라며 김 전 의장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제의 대화가 있은 지 "2년이 다 되도록 왜 이야기를 안 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런 말을 대통령이 했을 것으로 전혀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재섭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전직 국회의장이 대통령과 나눈 이야기라며 대통령 임기 중에 밝힌 점에 대해서 비판하면서도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만약 이런 말이 있었다면 굉장히 충격적이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라고 우려했다.

 

그는 "국회의장과 대통령 간 대화였고, 당시 이태원 참사 때문에 이상민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실제로 나왔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대통령실이 '조작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내게도 기록 있다, '좌파 언론이 사람 몰리게 유도' 언급"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를 두고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주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 시기에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박홍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도 김 전 의장으로부터 해당 발언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의장은 회고록을 통해 202212월 윤 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참사 대응 주무 부처 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건의했더니 "윤 대통령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당시 원내 1당의 원내대표로서 김 전 의장이 윤 대통령을 설득해 이 장관을 사퇴시키려 노력한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김 전 의장은 그 전부터 윤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있는 그대로 공유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의장이 나눴다는 문제의 대화 역시 생생히 전해 들어 자신의 메모장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은 '동남아 식당이 조금 있는 이태원은 먹거리나 술집도 별로 없고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MBCKBS, JTBC 등 좌파 언론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다. 우발적 발생이 아닌 특정 세력이나 인사에 의한 범죄성 사건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의혹을 규명하지 않고 이 장관을 사퇴시키면 나중에 범죄 사실이 확인됐을 때 좌파 주장에 말리는 꼴이니 정부의 정치적·도의적 책임도 수사가 끝난 후 지게 해야 한다'고 했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 전 의장과 박 의원의 전언 형태로 나온 윤 대통령의 발언을 토대로 대통령실을 향해 발언의 진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의장의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매우 충격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직무대행은 "국민 생명과 안전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가 떠드는 '아무 말 음모론'에 경도된 것도 모자라 (음모론을) 사실로 굳게 믿고 국정 운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지금도 극우 유튜브를 시청하는지 명백히 밝히라"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눈 얘기를 멋대로 왜곡했다"고 한 전날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해 "'왜곡이다'라고 한 것은 (김 전 의장의 주장이) 맞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말 자체가 없었으면 사실무근이라고 반응하는 게 맞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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