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 전문가 "러, 北에 플루토늄 제공 우려…북 핵무기 기하급수적 늘 것"

김현기 기자 / 기사승인 : 2023-09-23 04: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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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늄 100∼1000㎏ 북한에 직접 지원 가능성"
"러 경수로 가동 지원 바탕으로 北 플루토늄 자체 생산도 가능"
"러, 수소폭탄용 삼중수소도 지원 가능…北, HEU 1200㎏ 보유 추정"

◆…지난13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돕기 위해 플루토늄을 비밀리에 직접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따르면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이날 조엘 위트 스팀슨 센터 수석연구원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북한 핵 프로그램 지원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헤커 박사는 "단기적으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러시아가 비밀리에 핵연료인 플루토늄을 북한에 직접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옛 소련 시절 생산해 보유 중인 플루토늄 가운데 100∼1000㎏을 북한에 건네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헤커 박사에 따르면 소련은 과거 수년간 플루토늄 12만5000㎏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미국과 진행했던 플루토늄 처리 프로그램 협상을 통해 플루토늄 초과 보유분이 3만5000㎏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헤커 박사는 "러시아의 핵분열 물질 저장시설에서 북한으로 플루토늄을 운송할 경우 기술적인 장애물은 없다"며 러시아의 플루토늄 직접 지원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북한이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기적으로는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을 바탕으로 자체 핵연료 생산 능력을 키우는 것도 가능하다고 봤다.

헤커 박사는 "2010년 11월 북한 영변 핵시설을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 그들은 우리에게 실험용 경수로(ELWR) 건설 현장을 보여줬다. 북한은 플루토늄 생산을 위해 이 경수로의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러시아는 북한의 실험용 경수로(ELWR) 가동을 도우면서 북한의 평화적 전력 생산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이를 정당화할 수 있다"며 러시아의 플루토늄 지원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영변에는 1960년대 소련의 지원으로 건설한 IRT-2000 연구용 원자로가 있으며,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이 원자로를 가동함으로써 소량의 플루토늄과 더불어 수소폭탄 핵연료인 삼중수소도 확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삼중수소는 러시아가 북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라며 "러시아는 대규모 삼중수소 비축량과 이를 보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확보 현황에 대해선 "나는 이전에 북한의 HEU 생산 능력을 연간 150㎏(대략 핵폭탄 6개 분량)으로 추정했다"며 "(북한이 현재) 최대 1200㎏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그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헤커 박사는 거의 모든 핵무기를 설계하고 실험한 경험을 가진 러시아가 핵무기 설계 정보와 핵실험 데이터를 북한과 공유하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탑재해 미국 본토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러시아는 북한이 더 빨리 목표에 도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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