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조교수 “자격 미달, 미국이라면 그날로 퇴출”
하태경 “인종차별 아냐. 영어가 더 편할 거라고 생각”
홍준표 “지금 제일 속 타는 사람은 하태경 의원일 것”
인요한 “할머니, 아버지 호남 태생, 나도 전라도 태생인데 조금 섭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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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Mr. Linton!’이라고 부르며 영어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증폭하고 있다. /연합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Mr. Linton!’이라고 부르며 영어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증폭하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선 넘은 조롱이고 인종차별”이라며 이 전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장 의원은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치적 입장이 아무리 달라도 언어를 이용한 노골적인 외국인 취급은 선 넘은 조롱이고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 전 대표는 경솔함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이미 다원화됐고 앞으로 더욱 그렇게 되어갈 우리 사회에서 이런 발언이 공개적으로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한 신당 ‘새로운선택’의 곽대중 대변인도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일부러 영어로 말했다”며 “‘너는 우리 국가의 일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의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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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호 교수 |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Mr. Linton!’이라고 하며 영어로 응대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의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만약 한국계 미국인 2세에게 한국계라는 이유로 미국의 유력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그것도 비아냥대면서 했다면 그 사람은 인종차별로 그날로 퇴출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교수는 특히 “4대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 사회를 위해 선교, 의료, 정치적 기여를 한 집안의 60대 명문대 의대 교수인 백인 남성도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치 이야기를 하기 싫지만, (이 전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자격 미달이고 공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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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대표는 부산 토크콘서트를 찾아온 인 위원장을 ‘Mr. Linton’으로 부르며 영어로 회동을 거부했다 /연합 |
앞서 지난 4일 이 전 대표는 자신을 만나러 부산 토크콘서트를 찾아온 인 위원장을 ‘Mr. Linton’으로 부르며 영어로 회동을 거부했다. 인 위원장의 영어 이름은 존 올더먼 린튼으로, 그는 2012년 3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특별귀화 1호’다.
이 전 대표는 “내가 환자인가. 오늘 이 자리에 의사로 왔나”라며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 그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자’가 누구인지 직접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인요한 박사님한테 영어로 말씀드린 이유는,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며 “제발 우리의 편에 서달라. 우리와 같은 언어로 말해달라.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해달라 제발”이라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인 위원장은 섭섭함을 토로하면서도 이 전 대표를 끝까지 끌어안겠다고 밝혔다. 그는 5일 MBN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1899년 목포 태생이고, 아버지는 1926년 군산에서 태어났고, 나도 전라도에서 태어났다. 조금 섭섭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해선 “마음이 많이 상한 사람”이라면서 “기차 타고 올라오면서 끙끙 앓았다. 저 양반 마음을 좀 푸는 방법을, 이번에는 실패했지만, 또 만나서 또 풀어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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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 방어에 적극 나섰다. /연합 |
한편,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전 대표가 인요한 위원장에게 영어로 응대한 것을 인종차별로 몰아가는 건 과하다”며 이 전 대표 방어에 적극 나섰다. 하 의원은 “이 전 대표 스스로 밝혔듯이 인 위원장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영어를 사용한 것이다. 인 위원장에게는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할 거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은 영어로 수업하는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제가 인 위원장에게 영어와 한국어 중 뭐가 더 편하냐고 물어보니 글쓰기는 영어가 낫고 말하기는 한국어가 낫다고 하더라”며 “그런 점에서 이 전 대표가 굳이 영어로 말할 필요는 없었다. 단지 착각에서 비롯된 실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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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의원과 평소 대립해온 홍준표 대구시장은 즉각 “지금 제일 속타는 사람은 하태경 의원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연합 |
이에 대해 하태경 의원과 평소 대립해온 홍준표 대구시장은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제일 속타는 사람은 하태경 의원일 것”이라며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세 갈래 길 삼거리에 비가 내린다. 김상진 가수의 ‘이정표 없는 거리’ 노랫말”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하태경이 뜬금없이 과대망상으로 DJP연대 운운하는 거 보니 바른정당 시즌2로 가게 생겼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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